여러 가지 편지들

예수회 후원회로부터-이냐시오의 벗들 2019.4

"한 천주교신자" 윤 사도 요한 2019. 3. 30. 19:24

수도자의 일기


그늘


이 마리도미나 수녀 / 노틀담 수녀회


수녀원 입회 후 몇 년 지나 계양산 진입로에

느티나무가 심겼다.

그러니 이 아이들도 이십 년은 족히 자랐지.

서로의 팔을 하늘로 뻗다가 드디어 어느 지점에서

서로 이마를 맞대어 터널을 이루었다.


이십 년을 자라며 땅의 숨결을 머금고,

산골 짝의 바람을 머금고, 산 그늘을 머금었다.

그리고 더운 여름

산길을 오르는 이들의 쉼이 되어 준다.


사람들은 나무들의 날숨으로 청명함을 ,

개운한 시원함을, 숲의 향기를 느느낀다.

남을 풍요롭게 하는 이십 년!


나의 수도생활도 이들과 같이

이십 년이 훨씬 지났는데

무얼 날숨으로 내어 놓는가 긴생각에 잠긴다.


들숨은 무엇이었는지? 주님의 사랑이었다면

내 삶은 사랑으로 빛나야 할 터인데.


연피정 동안 묵주알 굴리며 오른

계양산의 나무 그늘이

내게 많은 질문을 쏟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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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유혹



그게, 이렇게

큰 결과로 

이어질지 몰랐어요.

알았으면 못했죠.


누구나 이런

변명을 하지.


유혹은 

그걸 워원하는 거야.


너무 사소한 것을 

달콤하게.


글, 그림 배영길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