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실 그 때 저는...

"한 천주교신자" 윤 사도 요한 2019. 9. 18. 12:48

  나는 왠만해서는 야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고도 쉽게 흥분하였던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 나도 예쁜 연예인들은 좋아한다. 전지현, 김태희, 송혜교, 이효리, 손예진, 보아, 그리고 설현의 팬이기도 하고 탤렌트 이상아님과는 이른 바 그녀가 책받침 연예인이었을 때 좋아하였고 지금까지도 당시의 하희라나 채시라, 최수지의 팬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지금도 이들 연예인들 중 몇몇은 내가 팬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들과 팬과 연예인을 떠나서 그 이상의 관계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한번은 내가 김태희 팬카페의 회원으로 연예인 김태희님을 뵈러 간 적이 있다. 서울의 소극장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진짜 실물로 김태희를 보았고 가까이서 그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팬심을 발휘하고 자리가 자리인 만큼 정장에 반코트를 걸치고 갔었다. 그리고 박수를 치고 환호하였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중에 한 젊은 친구가 나에게 한 푯말을 주었다. 거기에는 "너는 내 꺼야."라고 써져 있었다. 나는 순간 당황하였다. 그 팬들 중 아마도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을 것이기에 이 무슨 주제넘은 짓이냐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나는 얼른 그것을 돌려 주면서 이렇게 말을 하였다. "왜 이런 이상한 것을 저에게 주시는 것입니까?" 그는 흠칫 놀라며 나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나서 김태희님은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곧 퇴장하였고 나는 싸인을 받고 손이라도 흔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그녀의 차 앞에서 기다렸다. 그러나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릴없이 돌아서서 집으로 왔다. 그 뒤 김태희님과 전화통화를 할 기회도 있었다. 이완(김태희님의 동생이자 연예인)님이 주관이 되어서 그런 이벤트를 주관하였다. 나는 퀴즈문제를 다 맞춰서 전화로 연결하였다. 그리고 신호음이 두 번 가는 순간, 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끝났다는 이야기만 안내방송으로 흘러 나왔다. 나는 미련없이 김태희님의 [헤라] 브로마이드를 버리고 그 뒤 잘 카페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나중에 그 카페에 탈퇴하였다. 그리고 그 즈음 그 많던 연예인 카페서 일괄적으로 탈퇴를 하였고 최근에 다시 가입한 카페는 거의 잘 들어가지 않고 손님으로만 지내고 있다.

 

  그 사이에 많은 위의 연예인들이 성장을 하거나 결혼을 하여 나는 지금도 가끔씩 인터넷을 통하여 그들의 소식을 듣고 기뻐한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그들이 좋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어떤 것을 바라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뉘라서 어여쁜 여인을 안아 보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나는 요즘 내가 만으로 48이며 우리나라 나이에 50이라는 사실이 [지천명]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내 혈관에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나는 일찍 노망이 찾아온 것일 수도 있다. 수지 팬 카페나 그 밖의 연예인 팬 카페에 출석인사를 자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나는 내가 그들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음을 직감한다. 그래서 얼마전 나는 아는 사람이 나에게 자신의 닉네임을 말하여 주기를 바랐을 때 나는 [나이를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쓴 적이 있다. 50, 아니 48세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를 들을 때처럼 나와 나의 주변의 사람들이 나이들어 감을 같이 깨닫는다. 그렇다. 이는 나의 삶이 그러한 것처럼 그들도 인간이기에 늙어가고 고통을 겪고 슬퍼하는 것이리라. 이를 아는 사람만이 이것을 치유하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내가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나서 한동안 침잠하였었으나 곧 회복하여 스스로와 다른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여 줄 수가 있었던 것처럼...!



서정주 [국화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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