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상바오로후원회 소식 2019.10 제218호
10-1=9, 10-1=0
김정념(바오로) 신부
정확히 언제 읽었고, 어떠한 책을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추측컨데 인간관계에 관한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책 가운데 지금까지도 가슴 깊이 새겨져 있는 계산법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10에서 1을 빼는 것입니다. 우리는 쉽게 계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에서 1을 빼면 9가 남는다고 말이죠. 맞습니다. 하지만 이 계산법은 사칙연산에 따른 계산법입니다.
이 쉬운 계산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적용하게 되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10에서 1을 뺐는데 0이 되어버리는 결과로 말이죠. 이 계산법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관계를 10이라 가정했을 때 9번을 가정했을 때 9번을 잘하였어도 1번을 잘못하면 그 1번 때문에 관게가 0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공감을 못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1번을 잘못해서 관계를 0으로 만들어 보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는 금방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잠시 저의 지난날의 삶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나는 그 얼마나 그 1번을 잘못 빼서 많은 이들을 잃었는가? 그때의 말투, 그때의 눈빛, 그때의 행동, 그때 내가 선택했던 단어들...' 하나같이 저를 보호하고, 저를 합리화하며, 저를 앞세우려는 마음에서 기인된 노습들이었음을 시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뜩 이러한 저를 바라보고 계신 예수님은 어떠한 마음실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을 끌어안고 교정을 거닐며 묵주기도를 하고 조용히 방에 들어와 십자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십자가에 달려 계신 예수님께서 살며시 제 마음속에 다가와 다음의 말씀을 속삭여 주셨습니다.
'그 많은 잃음을 통해 그 1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으니..
이제 1이 곧 10임을 알고 살아보기를..
그리고 그 마음으로 0에서부터 다시 한 번 더 시작해 보기를..'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정하상 바오로 후원회 여러분!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우리이지만 동시에 사람으로 인해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오늘 하루도 우리가 만나는 이들과 오가는 많은 순간들의 1들을 10처럼 소중히 여기며 주님의 뜻을 이루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영,육간의 안녕하시길 저는 못자리에서 두손 모아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