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편지들

땅끝까지-제117호 2020 5+6

"한 천주교신자" 윤 사도 요한 2020. 5. 16. 10:58

소금 등잔


선교사는 이 시대의 참된 예언자


        구약 시대 예언자들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왕이나 사제들, 가난한 이를 착취하는 부자들, 그리고 불의에 쉽게 말려드는 군중들까지 강경한 목소리로 꾸짖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예언자들은 회개와 보속을 원하시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선교사들이 이런 예언자의 사명을 땅끝까지 가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평화와 정의의 씨앗을 뿌리며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역할입니다.

         "길을 떠날 때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루카 9,3). 그런데도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세상의 가치관과는 맞지 않습니다. 결국은 세상의 가치관을 역전시키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심으로써 악과 죽음이 지배하는 세상을 선과 생명으로 가득 차게 만드셨습니다. 미움과 파괴의 문화를 사랑의 문화로 바꾸셨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겪는 일들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하셨지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물질적 가치에 입착할 때가 잦습니다. 그러나 보니 주님께 복을 달라고 청하는 '기복 신앙'에 머무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이런 물질적 가치보다 더 소중한 것이 생명의 가치가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물질에만 집착하다 보니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참된 사랑, 희생과 봉사, 먹을거리, 환경, 인권을 비롯하여 생명의 가치를 많이 잃어버린 것입니다. 참된 가치를 다시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바로 이런 노력이 이 세상에서 예언직을 수행하는 일입니다. 오늘도 세상 곳곳에서 이런 노력을 수행하는 선교사들을 기억하며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 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