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상바오로후원회 소식 2020. 8 제227호
일편단심 얼죽아? 얼죽하!
진효준(요셉) 신부
찬미 예수님! 사랑하는 정하상 바오로 후원회 가족 여러분! 얼죽아라는 줄임말의 뜻을 아시나요? 저 역시 최근에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얼죽아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즉 무더위 때문에 시원한 음료가 우리를 유혹하는 한 여름에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는 것이 아닌, 추운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저 역시 이 얼죽아를 고집하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제가 잠시 외국에 머물게 되었을 때 얼죽아를 지속적으로 추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파는 커피숍이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얼죽아의 신념을 내려놓고 먼 타국에서 반강제적으로 커피 취향을 에스프레소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저의 얼죽아를 향한 사랑은 다시금 고개를 들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얼죽아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신학생 시절 선배 신부님들께서는 방학 동안 생활하는 자신의 모습이 곧 미래의 자신의 신부 모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학교 안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벗어나 자신이 능동적으로 생활을 해야 하는 방학은 유혹의 연속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혹 앞에서 한 없이 무너져 생활의 균형이 깨지는 체험을 하고 신학교로 돌아온 신학생들은, 다음 방학에는 신학교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기도 및 학업을 규칙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신학생들은 이러한 결심이 온전히 실행되기 위해서는 유혹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강력한 의지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하느님을 지속적으로 따르기 위한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정하상 바오로 후원회 가족 여러분!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말처럼 우리는 얼어 죽어도 하느님! 이라고 외칠 수 있는 한결 같은 하느님의 자녀,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때때로 하느님을 믿지 않는 다른 이드르이 시선 때문에 식사 전, 후 기도를 거른다는 교우님들의 고백을 듣게 됩니다. 성당 안에서만 신앙인으로 머문다면 그것은 진정한 신앙인이 아닙니다. 우리의 신앙 선조들은 자신의 목숨까지 봉헌하면서 하느님을 그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고백했습니다.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먼저 믿음을 포기하는 것은 늘 우리 자신입니다. 오히려 하느님은 변함없는 사랑의 열정으로 언제나 같은 자리에 머물러 계시며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따라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세상의 유혹들을 강력한 의지로 끊어 버릴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이 우리 모두에게 요구됩니다.
얼죽하! '얼어 죽어도 하느님!'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하느님을 기쁜 마음으로 모든 이에게 증거하고 고백하는 정하상 바오로 후원회 가족이 되길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