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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4주간 수요일.하느님은 사랑이시며 모든 것이시니...! 2019. 9. 18. 08:38
찬미 예수님.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아침에 수원역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하는데 한 머리숱이 적은 사람이 가방을 끌어 안고 나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노숙인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다가가서 커피를 내밀고 인사하고 지나오면서 작은 성호를 그었습니다.
문득 예전에 서울에 살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한 나이든 노숙인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을지로2가로 가는 통로에서 지금은 없어졌지만 돌로 된 의자가 몇 개 있었는데 그곳에서 앉아서 무심히 배식을 기다리를 할아버님이셨습니다. 머리는 길렀고 옷을 남루하였으나 잘 정돈되고 기품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는 내가 지날 때 마다 어느 정도 동전이나 먹을 것을 주었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의 곁에 좀 떨어져서 졸고 있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도 노숙인이었는데 그는 내가 깨워서 우유나 빵을 줄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그렇게 마냥 쉬고만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그를 그 노인이 깨워서 데리고 갔습니다. "자아, 시간 됐다. 가자." 그리고 그들은 식사를 하러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더 있었습니다. 판지로 거처를 삼고 누워서 잠을 청하는 노인, 커피만 마시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구걸하여 그것으로 커피만 마시는 아주머님, 그리고 을지로입구역까지 늘어선 그 길에는 많은 가엾는 사람들이 누워서 앉아서 사람들의 따스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실업급여를 상담하기 위하여 취업성공 패키지라는 과정을 듣기 위하여 중부고용지청에 자주 드나들면서 그곳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건물 밖에서 앉아 있는 것을 자주 보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음료수나 편의점 도시락을 같이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무슨 새로운 희망을 줄 수는 없나를 생각하고 나중에 [심리상담사1급]의 자격증을 어렵게 온라인 강의를 듣고 시험을 보고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특별한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주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1호선 전철역에서 내리면 부스가 하나 있습니다. 그곳에서 김밥을 사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던 일, 그리고 어느 장기를 두고 있던 사람에게 가서 그가 노숙인들과 같이 즐기는 것을 보고 나서 감동을 받고 지폐를 꺼내서 2,000원을 주고 잔돈과 김밥과 떡을 주면서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아무 빚진 것이 없습니다...!"하고 이야기하며 같이 인사를 나누며 웃었던 기억들, 그리고 구의역 참사 때 오가면서 무릎을 꿇고 성호를 바치고 주모송을 외면서 기도하였던 것, 지금도 아련한 추억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봉사도 어느덧 꽤 오래되어 갑니다. 같이 주차봉사를 하고 판공도움봉사를 하고 복지시설 방문 봉사, 정월대보름 봉사, 본당의 날 봉사, 그리고 월례회의와 딋풀이까지, 복음과 말씀을 나누고 같이 울고 웃던 일들이 새롭습니다. 아무튼 오늘 그가 당황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을 때 겸언쩍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이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마치며 여러분들이 하루를 보람있게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평화를 빕니다. 아멘.
-galaxy8988vs(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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