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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주환님에게
    여러 가지 편지들 2019. 12. 12. 09:57

    임주환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어제도 제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당신 집안은 우리집보다도 부자입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제가 당신께 제 몫 이상의 것을 요구한 적이 있었습니까?

    아니면 강요하듯이 이것을 당신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윽박지르거나 협박조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까?

    저는 당신과 지난 1년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유 없이 당신을 실망시킨 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었는지요?

    저는 당신에게 여러 번 신뢰가 신용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감히 조언하고 충고한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당신은 많이 변하였습니다.

    지난 1년 간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나는 진보에 속하는 사람이며 당신은 보수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참된 진보나 보수는 자신이 진보라든가 보수라든가 하는 말을 초월하고 묵묵히 자신들의 할 바를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가톨릭이 보수적이라는 것에 인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이 인공임신중절이나 살인이나 기타 범죄에 대하여 가톨릭은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일 어떤 사람이 낙태나 살인을 하여 신부님을 찾아갔을 때 신부님이 "당신의 죄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것이오" 하는 사제가 있을까요?

    저는 내가 원론에 충실하면서도 그 틀 안에서는 아주 진보적이고 관대하다는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그래서 저는 제 생각이지만 천주교가 딱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당신께 신앙을 강요하거나 천주교가 가장 낫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까?

    있었다면 사과를 드립니다.

    이제 당신과 같이 한 것이 1년이 되어 갑니다. 이제 당신도 나도 스스로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왜 제가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는지 알게 되셨을 것이고 제가 손해를 보더라도 당신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것을 이해할 것입니다. 주환님, 주님의 품 안에서 형제를 사랑합니다. 주님 안에서 당신을 존중하고 존경합니다. 그러면 충분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당신이 편하실 대로 행하여 줄 것입니다. 이 배려가 진심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하는 형제 승환으로부터. 2019. 12. 12. 목. 오전에 출근하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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