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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 제4주간 금요일.
    하느님은 사랑이시며 모든 것이시니...! 2020. 5. 8. 08:21

    단중독 사목을 하는 종교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중독이 얼마나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가에 대하여 알 수가 있습니다.

    저도 지난 1년을 여러 곳, 주로 수원역과 평택역, 서울역을 오가며 사람들, 주로 노숙인들이나 행려병 환자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중독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도박 중독, 인터넷 중독, 섹스 중독, 그리고 가장 심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바로 알코올 중독과 약물 중독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왜 중독(addiction)에 빠지는 것일까요...?

    대부분 사랑이 결핌되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사랑이 없는 곳에는 신뢰도 없고 자신감도 없어지고 자존감도 없어지게 된다고 생각이 되는 것입니다.

    IMF 이후 우리나라의 노숙인들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그들이 여기 저기서 남들이 보기에 안타까운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음주나 흡연, 그리고 구걸을 하였습니다.

    정부는 그 당시에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특별한 독지가나 종교단체 등에서 그들을 도왔습니다.

    저는 별로 한 일이 없습니다만 자주 그들에게 만나서 주님을 믿을 것과 술과 그 밖의 도박 등의 중독에서 벗어날 것을 권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찌 우리가 그들의 삶을 100% 다 이해한다고 할 수가 있을까요...?

    사람들이 태어나면서 나는 실업자가 되고 노숙인이 되어야지, 그래서 인생을 허비해야지 하면 결심하고 성장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러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을 이해한다고 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술을 마시지 말 것과 도박 등에 중독되지 말라고 한 저 자신도 담배에는 중독에 가까운 의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3년을 안 피운 적도 있지만 완전히 끊지 못했고 그러면서도 나는 약간의 커피와 약간의 담배만 있으면 그런대로 잘 지내는 사람입네 하면서 자화자찬식으로 저 자신을 합리화하려고 애을 씁니다. 이는 말 그대로 저도 사실 중독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실 커피는 없이는 살 수 없어도 담배가 없이는 살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이런데 그들에게 그렇게 강권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전인수격이고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것인가를 저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으니 솔직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한 그들 조차도 아마도 절이나 교회, 성당에 안 다녀 본 경험은 없을 것이며 심지어 성격책을 한 번이라고 안 읽어 본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다만 자신들의 취향이나 입장에 맞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신앙에 맛을 들이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자갈밭에 떨어진 씨앗이라고 볼 수도 있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각설하고 저는 담배를 끊기 위하여 노력을 안 해 본 것은 아닙니다. 해 마다 동생들과 누님 권유로 금연 클리닉을 보건소에서 받았으나 결국 포기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때 마다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남들에게 저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할 마음은 없습니다. 신앙인들이 이런 악습에 빠진다는 것은 오히려 그가 인간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는 것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님을 생각하고 성체조배를 오랫동안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이 연약한 존재임을 드러내고 주님께 도우심을 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응답하심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말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괜찮다, 승환아...! 네가 담배를 피우든 피우지 않든 나는 너를 사랑할 거야...!"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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