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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날, 김수환 추기경님
    나의 이야기 2015. 4. 15. 18:59

      아침에 일어나서 (당시 나는 화성시 송산동에 살면서 수원에 있는 "우리동네주식회사"라는 회사에 다니며 근무하고 있었다) 일찍 출근을 하였다. 그 곳에는 지점이 있었는데 마침 내가 그 곳에서 혼자 근무하고 있었고 라디오를 틀며 가끔씩 기도를 바치며 일을 하고 있었다. 오후 네 시나 다섯 시 경에 PBC(평화방송)의 라디오 방송에서 긴급뉴스가 흘러 나왔다.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였습니다. 오늘..." 나는 벌떡 일어나서 잠시 비틀거렸던 것 같다. 그가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 아니 그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나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날 따라 줄담배를 피웠던 것 같다.

      며칠 후 나는 명동성당을 찾았다.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서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곳에서 녹암회 간부들을 보고 난 후 그 곳을 서성거렸다. 사람들은 가끔씩 찾아오는 외국인 외교사절이나 국회의원들, 그리고 몇몇 중요한 인사들의 방해를 받아 중단되면서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문득 어떤 이가 나를 불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톨릭회관에서 그(김수환 추기경)를 위한 연도를 하기로 하였다는 이야기였다. 나도 그 사람들의 안내를 따라 그 곳으로 갔다. 갑자기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 주었다. 그리고 나를 위하여 맨 앞에 알루미늄으로 된 돗자리를 깔아 주었다. 나는 신부도 아니면서 연도를 주관한 꼴이 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제 집으로 가셔도 좋습니다." 나이든 자매님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인사를 나누었다. 그대로 수원, 아니 화성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나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계속 모여들었다. 그 끝은 보이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서 어느덧 밤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래도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미사가 시작되었다. 주교와 사제들이 미사를 드리기 시작했다. 나는 밖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시신을 지켜 보았듯이 그 미사를 지켜 보았다.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님이 미사 중에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천상에 집을 짓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상의 집이 무너지면 하늘나라에 새로운 집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정진석 추기경님이 말씀하셨다. 울면서, "너무 잘 하고 훌륭하게 하시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울면서 그러면서도 슬픔을 보이지 않기 위하여 웃으면서 화답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성당의 문이 닫히고 추모의 물결은 다들 돌아가고 명동성당에는 나와 몇 안되는 사람들만이 남았다.

      문득 나는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의원님을 볼 수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곳으로 몰려가서 싸인을 받기를 바랐다. 나도 가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웃으며 이야기를 건넸다. 눈물을 닦으면서 말이다. 그는 싸인을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나는 이야기를 했다. "저한테도 싸인 한 장 해 주세요...!" 그는 말이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그저 그 자리에 고개를 숙이고만 있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나도 기다리다가 고개를 숙이고 난 후 그에게 인사하고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명동성당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가 되어 잠시 뒤를 돌아 보았다. 명동성당의 시계탑이 밤하늘에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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