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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 KOREA/2020년도 제6호여러 가지 편지들 2020. 12. 22. 16:52
지부장 편지
하느님 사랑과 자비!
오곡백과 무르익어 광주리에 가득 채우던 가을도 낙엽 지는 하늘가에 벌써 자기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썰렁한 바람에 시나브로 옷깃을 여미며 얼음장 갈라지는 소리를 들으려 '12월' 문턱에서 이 겨울을 껴안아 봅니다.
연초에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라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경제와 상호 교류의 기존 질서가 뒤흔들리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변화를 세상 사람들 모두가 겪고 있습니다. 세상 마지막 때, 즉 '그날과 그시간을 아무도 모르듯'(마태 24,36 참조) 지금의 지구촌 최대 위기를 언제 벗어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말미암아 현대 물질문명이 큰 전환기를 강제로 맞이하였다는 것입니다. 힘과 재물의 논리로 움직이던 세상에 편승하여 이기주의와 편리주의에 젖어 전속력으로 달려온 우리들의 삶과 신앙이 멈추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함께 존재하는 건강한 세상으로 변화시켜야만 한다는 숙제도 받았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자 사람들 간의 서로를 지키는 사회적 거리에 반비례하여 어렵게 살아가는 변두리의 이웃들은 물론 지구촌의 고통받는 이웃들과의 마음의 거리 또한 오히려 더 가까워져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올 3월 28일 새벽, 성 베드로 대성전 앞 텅 빈 광장에서 거센 비바람을 맞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인류 공동체를 위해 홀로 기도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가을이 되어도 진정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확산세가 커지던 지난 10월 4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마침내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을 반포하셨습니다.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에 대한 교황님의 이 회칙은 코로나19로 더욱 양극화되어가는 세상, 특히 신자유주의적 개인주의와 민족주의적 포퓰리즘이라는 결함 많은 대안들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존재하는 건강한 세상을 위한 애덕의 실천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우해 교황님은 루카 복음의 비유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자신의 이웃이냐고 묻는 율법학자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루카 10,25-37).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유다인 한 사람을 두고 같은 민족인 사제와 레위는 모두 지나쳐 버립니다. 하지만 유다인들도부터 이방인보다도 못한 자로 취급받던 사마리아 사람 한 명은 그를 보고 측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상처를 치료해 주고 돌보아 줍니다. 그렇다면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준 사람은 과연 누구냐고 비유 끝에 예수님은 율법 학자에게 되묻습니다. 사마리아인이라는 율법학자의 답에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사랑하고 존경하는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후원자 여러분!.....................................................................<<후 략>>..........................
ACN 한국지부장 박기석 사도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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