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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마지막 근무 전날.나의 이야기 2020. 12. 30. 08:56
어제 눈이 조금 왔기에 길이 미끄러웠습니다. 그래도 제대로 걸음을 옮기려고 애쓰며 정류장까지 갔습니다. 본당 관리장님이셨던 이복호 스테파노 형제님을 만나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병점역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전철을 탔습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사람들이 잔뜩 움추려들어 있었습니다. 성호경을 바치고 기도하였고 수원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좌석버스 1004번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덜 밀리고 승차감이 좋아서 마음놓고 묵주기도를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참의 시간이 남아 있었고 일반버스 400번의 대기시간이 짧았습니다. 작정을 하고 나서 400번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묵주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버스는 도시를 떠나서 시골길을 달려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날이 밝아 오고 있었습니다.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를 각각 5단씩 바쳤습니다. 시골의 가게들은 아침인데도 불이 켜져 있었고 어떤 가게는 폐업 중인지 적막함이 느껴졌습니다. 다 코로나19 덕분(?)일 것입니다. 마음이 짠하였습니다. 한숨을 쉬고 다시 성호경과 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남양에 접어들었습니다. 출근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의 즐거웠던 일, 힘들었던 일들이 하나, 둘 떠울랐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묵주의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께 입을 맞추었습니다. 버스는 나지막하게 "부웅"하고 소리를 내며 은장고개를 애써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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