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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토요일.하느님은 사랑이시며 모든 것이시니...! 2020. 10. 31. 15:36
찬미 에수님. 제가 처음 대학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였을 때 저는 사람들이 종교를 연구하는 종교학과를 가거나 아니면 선생님이 될 것이 어울릴 것이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제 자신은 우선 의사가 되는 것은 어떨까 생각도 잠시 하였습니다. 저의 집안과 지인들 사이에 아픈 사람들이 종종 있었고 저는 의사가 되어서 그와 같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당시의 사회를 보니 세상에 의사가 없어서 고통을 받눈 서럼둘아 많은 것이 아니라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이른 바 구조적 문제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만류하는 것을 뿌리치고 서울의 Y대 행정학과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초창기에 저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열심히 운동권에서 이른 바 개신교 실청신학을 접하고 앞장서서 이른 바 집회와 시위에 나섰습니다. 그러니 집안에서도 탐탁하게 여길 리가 없었습니다. 저는 결국 1학기를 마치고 댜전으로 방학에 아이를 가르치는 과외를 한다는 핑계로 어머니의 귀양 보내기(?)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2학년 1학기 때는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휴학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가 군대에 가게 되었는데 그 뒤 저는 사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축에 속하여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데모를 할 때도 나름 평화주의자여서 사람들이 저의 태도에 감탄하여 저의 동아리 선배들이 개신교 신자들이었음에도 같이 영화 "로메로"를 보고 나서 뭔가를 느끼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제가 정치적인 야심이 있어서 그런 학과 공부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고 말입니다. 전혀 아니었습니다. 저는 사실 공무원 집안에서 자라났고 성장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고지식한 공무원 생활을 하시다 사고로 퇴직한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제가 봉사를 하는 것은 그 때의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른 바 유럽 통합이나 걸프전, 그리고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도 정치적인 야심보다는 이 사회 문제의 근본적인 치유와 처방을 내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름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손해도 많았습니다. 제가 지금도 가정의 행복을 위하여 별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저의 가장 큰 가슴아픈 일입니다. 그래도 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제 모습을 떠올립니다.
오늘 저는 그 전에 장기기증을 한 것에 이어서 뇌기증 서약을 하였습니다. 사실 전에 말한 것처럼 저와 교회 사이에는 약속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은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과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는 제 몽에 신비로운 비밀이 있음을 알고 이른 바 제 몸을 연구하면 흔히 말하는 내세와 현세의 고리가 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두 분을 설득하고 제 몸을 연구 대상으로 기증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저는 그 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때에 그 전 오래 전부터 계획한 바 대로 가톨릭 교회로 입교하였고 세례를 축하한다는 편지를 교황청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그 때가 1997년 10월이었고 바티칸에서는 10월 16일자로 저에게 편지를 발송하였습니다.
그 뒤 저는 봉사를 열심히 하였고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 10번이나 들렸으며 이제 장기기증에 이어서 뇌기증 서약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봉사 중입니다. 아마도 저는 이 봉사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이제 비밀이 아닌 비밀이 되어 버렸으니 특별히 더 부가할 설명이 없습니다. 우선 저는 당분간 가정과 직장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물론 틈틈히 남들을 도와 봉사하는 것도 포함하여야 할 것입니다. 문득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과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생각이 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도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겸손과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사실 매우 중요합니다...!
주님의 평화를 빌며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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