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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상-나 자신에게 쓰는 그리고 녹암회 형제들과 자매들에게 쓰는 편지
    여러 가지 편지들 2019. 5. 3. 20:28

    내가 그리스도인이 되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나의 누님의 도움과 나 자신의 결정 덕분이었다.

    어린 시절 환시를 보고 너무 조숙하여 그리고 그것 때문에 가족들을 걱정시켰던 나도 솔직히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고 그 중에서도 천주교로 가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결정이 쉽지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인이 된 지도 서른 해가 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나는 지난 일들에 대하여는 후회는 없다.

    하지만 그 때 어떻게 그렇게 열정적으로 그리고 댓가도 없이 그러한 일을 하게 된 것에 대하여는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 모두 놀라울 뿐이다.

    봉사도 이제 꽤 되었고 지금은 그 누구도 나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라 충고하거나 지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올 한 해만 더 하겠다던 지금 평신도 사도직 단체의 총무로서의 봉사도 오래전부터 1년만 더 하겠다고 한 것이 벌써 십 년을 넘었다.

    그리고 이제 단체의 어려움으로 사퇴서를 냈지만 회장은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당분간은 계속 그 직함을 써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단체문자를 보내거나 그리고 간부들에게 전화를 할 때 "총무입니다."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단순이 그러한 봉사가 책임감이나 의무감으로 하였다면 그토록 오랫동안 지속할 수도 힘을 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계시를 받았다거나 선택받은 사람이라거나 메시야적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다. 그랬으면 나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종교망상이나 과대망상을 지닌 사람으로 판단하였을 것이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앞서의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그리고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서 모든 일을 겸허히 대하고 있는 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가 않는다.

    이제는 나 자신도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사람으로 대한다. 그 점이 마음이 편하다.

    나는 천사도 메시아도 예언자도 아니고 그리고 심지어 평신도사도직단체에서 말하는 사도로서의 자격도 없다.

    그래서 문득 그 많은 시간을 나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그들에게 그 기쁨을 말한다.

    하긴 나도 이제 만으로 마흔여덟, 이제 중년을 지나서 장년이다. 그리고 점점 나이가 들어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리 늙지는 않은 것 같다.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적지가 않다. 그래서 여기에 적힌 글들을 보며 마음을 정리하고는 한다.

    그 사이 존경하던 김수환 추기경, 존경하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세상을 떠나서 주님 품으로 가셨다.

    그리고 나도 예수님께서 부르신다면 언젠가는 그리로 가게 될 것이다. 이제 마음을 내려 놓고 나는 겸손히 주님과 대화한다. 기쁜 일이다. 그대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항상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이야기는  잊지 마시기를 바란다. 십자가 뒤에는 영광이 따른다...!

     

    -윤승환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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