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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지만 나는 지금 나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신앙생활을 회상해 본다. 실수도 많았고 실패도 많았다. 그리고 찬란한 영광의 순간도 있었고 괴로움의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내가 신아이 흔들리지 않았던 것을 우리 주님께 감사드린다. 사실 나는 지금은 천주교에 몸을 담고 있지만 한 때는 촉망받는 개신교의 소위 잘나가던 신자로서 주변과 지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성도였다. 솔직히 그 때도 내가 잘못한 점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사랑, 정의, 평화 중 정의 쪽에 치우쳐 모든 것을 나의 척도로 판단하고는 이 것은 악이니 근절되어야 한다. 검은 것은 검은 것이고 흰 것은 흰 것이며 회색은 사실 없으나 있으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던 이른 바 기독교 근본주의자였음을 실토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나 자신을 온건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라고 내세우면서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기만, 아니 기망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중에 다른 사람을 심판대 위에 세우기 전에 나 자신을 심판대 위에 세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아주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예수는 십자가에 달리고 가시관을 쓴 예수가 아닌 당당하고 위엄이 있으며 반대자들을 사정없이 몰아세우는 데 급급한 나만의 정의로운 예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이 어찌 바리사이인들과 사두가이사람들, 그리고 율법학자들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말인가...?! 나의 예수는 2%가 부족한 예수였고 그러므로 나는 나의 예수가 영광만을 향해 치닫는 예수였음을 느끼고 우선 나 자신부터 단죄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그래서 나는 전교가방을 메고 거리로 나섰고 이 사람들 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나 자신의 썩어빠진 엘리트 근성을 버리기 위해 노력했다. 당연히 고통이 따랐다. 하지만 지금도 그런 일을 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신앙이 보다 원숙해져서 조금도 미동하지도 않는 뿌리가 깊은 나무처럼 되었지만 에전의 나는 부러지기 쉬운 대나무였고 사관들처럼 다른 사람들의 죄를 들추어 내는데 익숙한 어리석은 성도였고 나 자신만 깨끗하면 된다는 그러면서도 왜 내 뜻대로 세상이 움직여 주지 않는가 하는 자아중심주의자였다.
그래서 나는 결국 나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나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더욱 신앙에 맛을 들여 갔고 기도가 생활화 되었으며 삶이 기도가 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 쯤에서 내가 너무 앞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금 나 자신을 되돌아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제 나의 예수는 너무 더럽혀진 예수였다. 그리고 나는 그러면서도 예수는 사랑의 주님이기에 그리고 평화의 주님이기에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자위하면서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 세상이 사랑, 정의, 평화의 세 축에 하나라도 흠이 있으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있을 것인가...?! 나는 다시금 내 스스로를 가다듬고 나 자신을 굳건하게 만들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였다.
그 즈음 나는 어느 날 허름한 옷차림으로 명동대성당의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게 되었다. 그런데 털보처럼 수염이 수북한 한 사람이 다가와서 나에게 관심을 가지더니 크게 소리를 내어 웃고 손뼉을 치는 것이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그를 바라보고 나서 그가 무슨 말을 하는가를 기다려 보았다. 그는 한 마디를 던지며 계속 웃는 것이었다. "아하, 직천당이네...!" 이 말의 뜻을 모르는 나이든 가톨릭신자분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뜻을 밝히기도 겸연쩍으니까 이 쯤해 두려고 한다.
다른 한 번은 미사시간에 가서 미사를 참례하고 있는데 늦게 성당을 나왔는데 한 사나이가 나에게 손을 흔들며 전송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미사를 집전하셨던 사제분이셨다. 그래서 나는 그분께 물었다. "저를 보시고 인사를 하시고 손을 흔드시는 것입니까...?" 그는 환히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예, 왠지 다름분처럼 느껴 져서요...!^^;" 나는 답례로 목례를 하고 나서 성당을 떠나왔다. 그리고 그 신부가 그 곳(명동대성당) 신부님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이야기할 것을 다 적는다면 이제 양도된 네이버 블로그에서 적은 양과 비슷하고 중복된 내용도 있을 거니까 여기서 마치고자 한다. 우리는 이 별에서 순레를 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영원 속으로 건너가게 될 것이다. 그 때까지 이글을 읽는 모든 이, 아니 모든 사람들이 복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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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2일 토요일 오전에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에서
블로그 주인 윤승환 사도요한(YHUn SUNg-Whan Ap. John 또는 Giovanni Sung-Whan YHUN)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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