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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청대사관에서-몇년 전 있었던 일-
    나의 이야기 2016. 8. 14. 10:42

    그 때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임시절이었다. 세상은 온통 시끄러웠으며 나는 그런 세상의 분위기에 휩싸이기가 싫었다. 그래서 가급적 당시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나의 작은 집에서 누님과 같이 살며 서울에는 가끔씩 소식을 들으러 가거나 신촌에 들려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살펴보기 위하여 가는 때와 명동성당(그 때도 나의 본당이기는 했지만)에 일이 있어서 저녁 늦게까지 머물러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서울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하며 봉사하며 그 동안 책을 읽고 성시대 모세 형제와 같은 사람들을 돕는 일에만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여러 형태로 사횡에 참여를 했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자주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가 변화되고 또 그러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게 그를 위로하고 소통과 국민 정서에 대한 관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그를 존중하며 여러 가지로 그에게 조언하고 충고를 하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국회에도 아는 의원의 소개로 몇 번인가를 들렸던 것 같다. 그러나 사실 이 모든 것은 우리 사회가 그당시 얼마나 갈라져 있었고 사회적 갈등과 반목이 심했는가를 설명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나는 ㅇ이용훈 주교님과 정진석 추기경님, 그리고 그 후임자인 염수정 대주교님(현재 한국의 추기경이기도 하다)께 편지를 해서 이런 상황을 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그들을 응원해 가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애를 썼다. 그리고 바로 유럽의 경제위기가 터지기 전 나는 교황청대사관을 방문하였다. 교황청대사관은 바로 청와대 근처, 아니 바로 옆에 있다. 그 곳은 행정구역상 궁정동으로 들어 간다. 그 곳에 가기 위해서는 수고스럽지만 몇 번의 검문과정을 거쳐야 한다. 나에게는 교황청대사관에서 온 편지가 여러 통 있었고 전화번호도 있었기에 거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통과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앞 작은 건물에서 나는 벨을 눌렀다. "실례지만 누구시지요...?" 아마도 수녀님인 듯한 분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내방객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문이 열렸다. 그 때의 기억으로는 몇 번째 방문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얀 머리의 노집사가 나를 맞이하였다. 집사 챌시오 씨였다. 챌시오 씨는 조금 당황한 듯 나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난 번 선생님께서 선물을 두고 가신 후에 교황대사님께 조금 질책을 받았습니다. 당신도 돈이 없으실 텐데 왜 이런 것을 받았느냐고 말이죠...!"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내가 교황청대사관을 방문한 것은 2000년 대희년 이후 일곱 번째였던 것 같고 작은 선물이라도 보낸 것까지 포함하며 열 번이 넘는 것 같다. 물론 큰 돈은 들지 않았다. 아니 나에게 큰 돈이란 애초부터 없었으니까 말이다. 나는 챌시오 집사님이 꺼내다 주신 과자와 젤리를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자리를 떠났다. 육중한 정문이 열리고 나는 인사를 드리고 그 곳을 나왔다. 그리고 나와서 그 곳에서 조용히 길을 걸어서 청와대 앞에까지 나왔다. 그리고 그 곳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나서 그 곳의 벤치에서 기도를 드렸다. 이 나라의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을 위한 기도였다. 한 번은 앚아서 두 번은 서서, 그리고 그 곳을 뒤돌아 보며 그 곳을 떠나서 광화문 세종대와상과 이순신 장군상에 묵념을 올리고 전철을 타고 화성의 집으로 돌아 왔다. 가을 날씨가 선선하여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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