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나는 공공근로 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일을 썩 잘하였던 나는 동탄면사무소에서 업무폭주로 인하여 사람이 부족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곳으로 스카웃(?)이 되어서 근무를 하였다.
그런데 그 때 나는 일을 아주 지헤롭게 하고 직원들과도 그럭저럭 잘 지냈다.
그래서 민원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서울의 연세대학교까지 나와서 장애인이 되고 공공근로나 하고 있다고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도 나는 그들 중에서 친구도 사귀고 대민봉사도 하면서 썩 잘 지냈다.
그리고 2004년의 어느 날 나는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제의를 입고 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편지는 우연히 그 곳에서 보여 주게 되었다.
사람들은 나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 전까지 나를 별로 탐탁하지 않게 여기던 사람들도 나를 아는 체하며 잘 대하여 주었고 "선생님, 선생님...!"하며 좋아하는 표정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오히려 인간이라는 것은 이처럼 작은 일에도 간사해질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나서 후회와 반성을 하였다.
그 뒤에 나는 일부 사람들에게만 보여 주었고 심지어 누님들과 동생에게도 그 전에도 뒤에 온 편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1년이 지나서 (원래 9개월이던 기간을 의외로 연장받아서) 그 일을 마쳤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하였지만 그 편지들을 자주 보여 주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잘한 일이다.
내 편지들과 교황님과 주교님들의 사진을 잘 본 사람은 별로 없다. 손가락으로 세고 발가락으로 셀 정도라고 하여야 할까...?
그리고 이제 이 편지들을 실으면서 느끼는 바는 그래도 내가 열심히 살아 왔구나 하는 것이다.
토요일에는 약을 타러 병원에 들려야 한다. 그리고 최승환 아우와 만날 것이다. 아마도 그 날은 맑았으면 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요일에 (0) 2018.04.07 남문시장 공중화장실 앞에서 (0) 2018.04.06 정신장애를 앓으면서 (0) 2018.04.04 불통과 아집과 독선의 역사 (0) 2018.04.04 예수회 후원회 피정-시간을 내어 짬을 내어 (0) 2018.04.03